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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담은 이야기...🦍

뻐꾸기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영장목 내에서 집단의 규모가 큰 편인 긴꼬리원숭이들은 최대 250~300마리의 집단을 가집니다. 반면, 인간의 개체 수는 80억, 대한민국만 해도 5천만명이죠. 가족, 친구, 선생, 교수, 의사, 역무원, 버스기사 등등… 나라 단위로 가지 않아도 인간은 수많은 관계를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째서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요?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가상의 실재’ 덕분에 인간이 큰 규모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가상의 실재란 물리적으로 존재하지는 않으면서 실제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무언가입니다. 예컨데, 한 마을 근처 숲에 위험한 동물이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마을 추장은 마을 사람들에게 숲에 들어가면 안 될 것을 납득시켜야 합니다. 추장은 어떤 동물이 어떻게 위험한지 설명하는 대신, ‘숲에 들어가면 숲의 정령에게 저주를 받아 큰 화를 입는다’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숲에 들어갔다가 죽는 사람들의 소식이 들립니다. 마을 사람들은 정령이 있다고 믿고 숲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게 됩니다. 그렇게 숲에 발길이 끊겨 불필요한 희생이 줄어듭니다.

‘숲의 정령’은 존재하지는 않지만, 마을 사람들에게 분명히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현대에도 숲의 정령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법인’입니다. 마찬가지로 애플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애플은 무엇일까요? 애플 본사 건물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재정상 큰 피해를 입겠지만, 건물이 무너져도 경영자와 회사원들만 있으면 어쨌거나 애플은 존재합니다. 최고 경영자인 팀 쿡이 일을 그만둔다든가, 모든 애플 직원들이 해고당해도 애플은 남아있습니다. 애플은 건물이나 CEO, 직원을 가르키는 말이 아닙니다.

그러나 건물, CEO, 직원 모두 건재함에도 어떤 법적 물의를 일으킨다면, 판사의 말 한마디에 애플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법인은 법 법자에 사람인, 즉, 법적으로 사람인 것처럼 취급되는 무언가입니다. 손에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히 우리 세계의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하자고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법 뿐만 아닙니다. 법, 국가, 민족, 종교 등등등… 많은 개념적인 것들을 우리는 실제로 그것이 있다고 믿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상의 실재는 거짓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의 상호작용 방법을 말합니다. 

사실 이런 개념은 이렇게 복잡하고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이해하며 살아갑니다. 문제는 이 당연함을 당연하지 않게 만드는, 우리 사회에 불신을 남기는 존재들입니다. 

각종 범죄자들은 선량한 사람들을 속여 인간관계의 믿음을 끊어내 타인의 말을 듣지 않게 만듭니다. 그 중 몇몇은 죄를 지었음에도 죗값을 치루지 않아 법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를 떨어뜨립니다. 뉴스에서 흉흉한 사건 사고를 접할 때마다 우리는 이웃 조차 믿지 않게 되고 문을 걸어잠급니다. 창조설 설파자들은 과학과 종교가 대립하는 것이라 믿게 만들고 서로 싸우게 만듭니다. 그들은 과학자도, 종교인도 아닙니다. 그 둘 사이에서 이간질하는 망령입니다. 과학과 종교는 공존할 수 있습니다.

<나는 신이다>를 보면서 정말 화가 많이 났습니다. 내용만큼 더욱 화났던 것은 그 범죄자들이 지금도 두 발 뻗고 잘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이슈화된 네 명의 사이비말고도 밝혀져야 할 인물들이 더 있습니다. 어떤 사이비는 유통회사 사장, 어떤 사이비는 정치인, 어떤 사이비는 해외로 도망가 똑같은 짓을 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갈 길은 멀지만, 꾸준히 용기의 목소리를 내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분들께 감사드린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잘못된 것을 바로 잡음으로써 인간 사이의 믿음을 회복하고,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한 만화와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내일도 좋은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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