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을 담은 이야기...🦍

벌초 때 만난 암끝검은표범나비

여러 사정으로 계획이 밀려 주말에 늦은 벌초를 하고 왔습니다. 기후변화로 9월 중반에 다시 찾아온 여름 날씨에 약한 일사병 증상도 보였고, 근래 보냈던 것 중 최악의 하루였습니다. 그래도 암끝검은호랑나비 사진을 찍어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었으니 그걸로 만족해야 하겠지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

'네발나비는 다리가 네 개'라는 사실이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어렸을 적에 모든 곤충은 다리가 여섯 개라고 배웠거든요. 그래서 설레는 마음으로 '나비에게 흔적기관이 있을 것이다'라는 저만의 가설을 세워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도감이나 전문서적을 사기에는 시간상으로 여건이 되지 않아 걱정했는데, 유튜브 <지렁이와 숲 해설>에 아주 귀한 자료가 올라와 있었습니다. 네발나비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영상입니다. 영상에는 머리와 중간다리 사이 가슴에 퇴화한 앞다리가 찰싹 붙어 있었습니다. 한편, 국제곤충연구소 수석연구원의 말에 따르면, 번데기에서 막 우화할 때처럼 아주 특별한 경우에는 네발나비도 앞다리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대중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전문가분들 덕분에 저 같은 사람도 소중한 지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2022년은 무언가 배우기 정말 좋은 시대인 것 같습니다. 뉴스, 유튜브, 다큐멘터리, 교양서적, 각종 위키, 필요하다면 논문과 전문서적, 대학강의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물론 방대한 정보에서 사실과 거짓을 구분할 수 있는 안목이 있어야겠지만요. 어쨌거나 기회 자체가 많다는 것은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짧게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생물학 관련 직업을 가진 전문가가 아닙니다. 제가 가진 지식은 해당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얻을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혹여나 보시는 분들께서 제 만화로 무언가 얻어가기보다는 그저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지랖일지도 모르지만, 과학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과학이 누군가를 헷갈리게 만들면 안 되니까요. 저는 비전공자로써, 어려운 이론이나 수식은 저리 치우고, 과학의 재미난 면만 이야기할 겁니다. :)

* 해당 회차에서는 <야인시대>, <데스노트>의 캐릭터와 장면이 패러디되었습니다.



Calendar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s
Visits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