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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담은 이야기...🦍

사랑을 주는 미선나무

한반도에서만 살아가는 고유종은 사실 여럿 있습니다. 만화에 나온 개나리(Forsythia koreana)도 고유종이에요. 다만 개나리속에는 개나리말고도 여러 종이 있습니다. 그에 반해, 미선나무는 미선나무속 아래에 다른 종없이 오직 한 종만 한국에서 자생하죠. 종 단위가 아닌, 속 단위가 고유종인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속 단위 고유종은 미선나무 외에 금강초롱꽃이 있습니다. 금강초롱꽃은 다른 에피소드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 

사실 고유종인지 아닌지에 상관없이 모든 생물은 소중합니다.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의미부여를 하는 이유는, ‘팔은 안으로 굽는다’잖아요. 우리와 가까운 종도 모르면서 먼 종에게까지 애정을 갖기란 쉽지 않죠. 인간이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살아가듯, 생태계의 모든 일원들에게는 각자의 사연이 있습니다. 그 사연을 알지 못 할 때, 우리는 종종 무례하게 대하곤 해요.

예컨데, 1962년에 천연기념물 제 14호로 지정되었던 진천의 미선나무 자생지는 사람들에 의해 훼손되어 보존가치를 상실하고, 7년 후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되었습니다. 사람들마다 해석은 다르겠지만, 전 인간이 악해서 그런 것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그 당시 사람들은 자연이 가진 의미에 대해서 잘 몰랐던 것이었겠죠. 

‘과학’의 어원은 무언가를 ‘안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scire’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현재 사람들은 많은 것을 아는 것 같아 보여도, 과학의 발전 속도가 빨라져서 그렇지, 이렇게까지 발전하게 된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DNA의 이중나선 구조가 발견된 것이 1953년이니까, 불과 70년 전에 우리 몸을 구성하는 아주 핵심적인 물질 중 하나를 안 것입니다. 더군다나 한국에서는 진화가 크게 공격받았어요. 다들 아시다시피, 2012년에 시조새가 교과서에서 잠시 삭제되기도 했습니다.

잠시 분위기 환기를 위해 질문 하나를 드리겠습니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 세상에 나온 것은 1859년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진화를 본격적으로 연구하자!’라는 취지의 진화학회가 만들어진 것은 언제일까요? 그것은 바로~~~ 2022년, 그러니까 올해 9월입니다! 상당히 놀랍네요. 

만약 미선나무 자생지를 해치던 사람들이 모든 생물들의 유전부호가 같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인간과 미선나무가 같은 조상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까요? 역사에 이런 가정은 무의미하다는 말이 있죠. 그래서 앞으로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미선나무를 포함하여 여러 생물들의 보존을 위해 전문가들이 힘쓰고 있어요. 대중들은 그것에 아름다움을 알고 즐겨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게 누군가에겐 그저 그런 의미부여라고 할지라도요. :)

부족한 만화와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내일도 좋은 하루되세요. :)

* 해당 회차에서는 <침착맨>, <주호민>, <피식대학>, <Wake Up, Girls!>, <다큐 3일>의 캐릭터와 장면, 인물이 패러디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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